[한국경제] 내 마음 속 북한 / 2012.02.29

작성자
zsky
작성일
2012-08-02 17:00
조회
1490
김현 <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 hyunkim@sechanglaw.com >

북한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아버지께서 함경
북도, 어머니는 황해도 출신이셔서 북한 이야기를 많이 들으며 자랐다. 내게 북한은 꼭 가보고 싶은 곳, 아름다운 시의 배경이며 정겨운 추억이 서려 있는 고향이다. 그래서 수년 전 북한어린이 돕기 운동에 선뜻 참여했고 뿌듯한 보람도 느꼈다. 못 먹어 깡마른 북한어린이들의 맑은 눈망울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프다.

대한변호사협회 북한인권소위원장을 맡아 탈북자 100명을 면담해 민간 최초의 북한인권백서를 냈다. 탈북자의 90%가 아버지 고향 함경북도 출신이어서 남의 일 같지 않았다. 탈북자들이 북한에서 겪은 비참한 경험과 북한 주민들의 딱한 이야기를 듣고 분노를 느꼈다. 우리만 잘살아서는 안 된다,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북한정권은 세계에서 유례를 볼 수 없는 유아독존적이고 강경하며 국민의 생명과 복지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나쁜 정권이다. 하루 빨리 보다 합리적이고 개방적인 대체세력이 들어섰으면 좋겠다. 

내가 해온 북한어린이 돕기와 북한인권 개선 요구가 모순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도 했으나, 둘 다 필요하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국민을 돌보지 않는 북한정권을 혼내자는 것이지 선량한 북한 주민을 고생시키자는 것이 아니지 않나. 비교적 잘사는 우리가 넉넉한 형으로서 북한 주민, 특히 어린이들에게 먹을 것과 의약품 같은 최소한의 인도적 도움을 베풀어야 한다. 그래야 통일 후 북한 주민들이 우리에게 적대적 감정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서독이 끊임없이 후하게 동독을 도운 것 아니겠는가.

탈북자 31명을 중국 공안이 함정수사로 체포해 북한에 강제 송환한다는 소식을 듣고 중국대사관에 달려가 기자회견과 시위에 동참했다. 한국으로 탈출하려다 잡힌 탈북자는 북송 즉시 처형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석탄과 통나무를 북한으로부터 받는 대가로 탈북자를 북한에 넘겨 준다는데 이 참담한 현실을 어떻게든 바로잡아야 한다. 이웃인 중국과 잘 지내야겠지만 주권국으로서 할 말은 당당하게 해야 한다.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다고 콧대가 잔뜩 높아져 있는 중국의 오만이 심각하다. 박선영 의원과 함께 중국대사관에 면담신청을 했으나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직원 하나 나와보지 않으며 건의문을 대사관 밖 접수함에 넣고 가란다. 세계 어느 외교공관이 이토록 무례할 것인가. 

생전에 애타게 고향을 그리던 아버지께서 무엇을 제일 기뻐하실까. 겨레의 허리를 동강낸 휴전선을 하루 빨리 끌러내어 민족통일 대화합을 이루는 데 내가 작은 힘을 보태는 것이리라. 실향민과 북에 남은 가족들의 큰 아픔을 사랑으로 보듬는 일도 꼭 필요하다. 돈드는 통일을 왜 하느냐고 되묻는 어린 세대에게,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북은 하나가 돼야 한다고 끈기 있게 설득도 해야겠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2022854061 
전체 0